우주 탐사의 새로운 도전: 아포피스 소행성과 두 우주선의 경주
2029년 4월 13일, 거대한 유람선 크기의 소행성 아포피스(Apophis)가 지구에 19,883마일(약 32,000킬로미터) 거리까지 접근합니다. 이는 일부 인공위성보다 가까운 거리로, 약 20억 명의 사람들이 맨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역사적인 우주 이벤트가 될 것입니다. 이 놀라운 소행성의 접근을 기회로 삼아 유럽우주국(ESA)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각각의 우주선을 보내 아포피스를 추적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아포피스는?
아포피스는 2004년 6월 19일, 로이 A. 터커(Roy A. Tucker), 데이비드 J. 톨렌(David J. Tholen), 파브리지오 베르나르디(Fabrizio Bernardi) 등이 미국 국립광학천문대 산하 킷픽(Kitt Peak)천문대에서 처음 발견했습니다. 발견 직후 국제천문연맹(IAU, Int’l Astronomical Union) 산하 소행성센터(MPC, Minor Planet Center)는 곧 ‘2004 MN4’라는 임시이름을 붙였으며 2005년 6월 24일 ‘99942’라는 고유번호를 부여였고, 7월 19일 ‘아포피스’라는 고유이름으로 정해졌습니다.
이 아포피스는 328.58일(0.9년) 주기로 태양을 공전하며, 궤도의 대부분이 지구궤도 안쪽에 포함된 아텐족(Atens) 소행성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들 아텐족은 지구에서 볼 때 항상 태양 근처에 머무르기 때문에 관측이 어렵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아포피스의 자전주기는 30시간 24분이며, 자전하면서 밝기가 변해 타원체 모양을 띨 것으로 예상되고 있니다. 장축을 270m라 가정하면 서울 63 빌딩보다는 20m 가량 길고, 인천 동북아트레이드타워보다 40m 정도 짧습니다.
램세스 임무: 소행성 근접 관찰의 시작
ESA의 램세스(Rapid Apophis Mission for Space Safety, RAMSES) 우주선은 아포피스가 지구를 지나기 전과 후를 추적할 예정입니다. 램세스는 2028년 4월에 발사되어 2029년 2월에 아포피스에 도착해야 합니다. 이 임무는 ESA의 장관회의에서 2025년 11월에 최종 결정될 예정입니다.
아포피스는 이집트의 혼돈과 어둠의 신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으며, 처음 발견된 2004년 이후 많은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초기에는 2029년과 2068년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이후의 관측을 통해 향후 100년 동안 지구에 위협을 가하지 않을 것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아포피스의 중요성
아포피스는 S형 소행성으로, 이는 규소 및 니켈-철로 구성된 암석형 소행성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소행성은 잠재적으로 위험한 소행성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지구에 충돌할 경우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포피스의 구체적인 구성과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향후 잠재적인 충돌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램세스 임무는 소행성이 지구의 중력에 의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ESA의 패트릭 미셸 연구소장은 "자연이 실험을 직접 수행하여 소행성이 지구의 강한 조석력에 의해 어떻게 변형되고 있는지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포피스가 지구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
아포피스 소행성의 근접 통과는 지구와 소행성 간의 중력 상호작용을 통해 소행성의 궤도, 속도, 회전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소행성의 내부 구조와 조성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지구의 중력에 의해 소행성 표면의 암석과 먼지가 이동하거나 낙하하는 등의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소행성의 지질학적 특성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향후 잠재적인 소행성 충돌 위협에 대비한 지구 방어 전략 개발에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입니다.
NASA의 참여: OSIRIS-APEX 미션
NASA의 OSIRIS-APEX 우주선도 아포피스의 근접 통과 후 소행성을 추적할 예정입니다. OSIRIS-APEX는 원래 베누 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하여 지구로 귀환한 OSIRIS-REx 미션의 후속 미션입니다. 비록 샘플 채취 장비는 베누 샘플과 함께 지구로 돌아왔지만, OSIRIS-APEX는 가스 추진기를 이용해 아포피스 표면의 먼지와 작은 암석을 분석할 계획입니다.
국제 협력의 사례
아포피스를 향한 이 두 미션은 국제 협력의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22년, NASA의 DART 미션은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의도적으로 충돌하여 천체의 운동을 변경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ESA는 2026년에 디모르포스를 연구하기 위해 헤라(Hera) 미션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램세스 임무는 이러한 협력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지구 방어를 위한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처럼 아포피스 소행성을 향한 두 우주선의 임무는 우리가 우주를 탐험하고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연구 결과를 통해 더 많은 비밀이 밝혀질 것이며, 이는 지구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문헌
- CNN, "A cruise liner-size asteroid will come closer to Earth than some satellites. A new mission may be racing to meet it", 2024.07.16
- 사이언스타임즈, "소행성 ‘아포피스’가 2036년 지구와 충돌 가능성은?", 2013.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