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11년 감세 종료, 한국 3사의 기회와 시험
2026년 9월 1일, 중국의 모든 배터리 공장에 11년 만에 세금계산기가 돌아왔습니다. 중국 재정부와 해관총서, 국세총국은 리튬이온 배터리에 소비세 2%를 다시 부과하는 공고를 시행했고, 1년 뒤인 2027년 9월부터는 세율을 원래 법정 세율인 4%로 올립니다.중국은 2015년 2월 배터리에 소비세 제도를 도입하면서도 리튬이온 등 7개 품목은 신흥 산업 육성을 위해 면제해 왔습니다. 그 성장 지원 패키지가 11년 만에 회수된 것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조치를 혼잡한 자동차 업계에서 “도태(셰이크아웃)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요약했습니다.여기에 하나 더 겹칩니다. 배터리 수출업체가 누려온 부가가치세 수출 반환도 올해 4월에 9%에서 6%로 깎였고, 2027년 1월 1일부로는 완전히 사라집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국이 스스로 가격 경쟁의 총탄을 걷어가는 셈입니다. 이 글에서는 무엇이 바뀌는지, 왜 지금인지, 그리고 한국 배터리 3사와 완성차에 무엇이 남는지를 정리합니다.

그림: 중국 배터리 11년 감세 종료 — — 한국 3사의 기회와 시험
세금은 리튬이온에만, 면세는 차세대에만. 중국은 세목 하나로 ‘리튬이온은 이제 성숙 산업, 전고체와 나트륨이온이 전략 산업’이라는 산업 지도를 그렸다.
① 무엇이 바뀌나 — 3단계로 읽는 세제 타임라인
이번 조치는 2026년 7월 재정부 등 3개 부처의 합동 공고(2026년 제20호)로 확정됐습니다. 핵심은 기존 배터리에 단계적으로 세금을 되돌리되, 차세대 기술에는 오히려 면세를 유지하는 이중 구조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2015년 2월 — 배터리에 4% 소비세 도입, 리튬이온·연료전지·태양전지 등 7개 품목은 면제로 성장 산업 보호
- 2026년 9월 1일 — 리튬이온·리튬 원전지·니켈수소·무수은 원전지·밴듐 흐름전지에 2% 소비세 부과 시작
- 2027년 9월 1일 — 동일 품목 세율 4%로 복귀, 1년 완충기 종료
- 2027년 4월 / 2028년 4월 — 태양전지에도 2%에서 4%로 순차 부과
- 2027년 1월 1일 — 배터리 부가가치세 수출 반환 완전 폐지, 올해 4월부터 9%에서 6%로 선(先)삭감, 대상 품목 271개
- 2028년 12월 31일까지 — 나트륨이온·전고체·연료전지·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소비세 계속 면제
- 2028년 — 신에너지차 구매세 면제 종료 예정(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
결정적인 디테일은 국세총국의 해석에서 나옵니다. 국세총국은 반고체 전지는 전고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전고체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반고체 마케팅으로 면세를 노리는 길을 미리 막은 것입니다. 또 직접 수출하는 배터리는 소비세 면제를 유지하고 구매 때 이미 낸 소비세는 환급해 주지만, 부가가치세 수출 반환 폐지와 만나면 중국 셀의 수출 가격은 구조적으로 오르는 방향입니다.신화통신의 정책 해설은 취지를 이렇게 전합니다. 1년 완충기는 기업이 경영을 조정할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고, 외부에서 구매한 배터리에 이미 낸 세금은 이중 과세를 막기 위해 공제한다는 것입니다. 정책 설계는 정교합니다. 다만 그 화살이 향하는 곳은 분명합니다.
② 왜 지금인가 — 가격전쟁·과잉공급·재정의 3중 압박
정부가 세금을 회수하는 이 시점의 시장은 냉혹합니다. 중국 자동차 내수 판매는 9월까지 12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세계 1위를 달리던 배터리 업계의 실적도 꺾이기 시작했습니다.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 CATL의 3분기 순이익은 212억 위안, 약 31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5%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시장 컨센서스는 41.2% 증가를 예상했으니 절반도 못 미치는, 2년 만의 최저 증가율입니다. 매출은 58.6%나 늘었는데 이익 증가율은 그 턱없이 얇아졌습니다. 성장은 있는데 이익이 녹아드는, 전형적인 가격전쟁의 흔적입니다.
점유율 지도도 뒤흔들리고 있습니다. CATL의 중국 내수 전지 점유율은 1월 49.8%에서 9월 40.9%로 9%포인트 가까이 하락했고, BYD는 17.4%에서 21.1%로 올라섰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CATL 39.4%, BYD 15.1%로 아직 격차가 크지만, 중국 시장의 판은 이미 재편 중입니다.원재료 시장의 신호는 더 직설적입니다. 중국 탄산리슴 선물은 9월 한 달에 약 25% 급락했습니다. 늘어나는 배터리 공장의 산출량을 전기차와 에너지저장 수요가 다 흡수할 수 있을지를 투자자들이 의심한 것입니다.
재정부가 눈을 돌린 이유는 여러 겹입니다. 중국 광전지 협회는 수출 반환 축소와 폐지를 두고 스스로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일부 수출업체가 반환금을 외국 바이어의 가격 할인으로 둔갑시켜 왔고, 이것이 덤핑 논란과 무역 마찰의 불씨가 됐다는 것입니다. 반환 폐지는 곧 대외 가격의 합리적 회귀라는 진단입니다.재정 압박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일본이 재정지출 삭감 논쟁 속에서 내년 1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는 흐름과도 방향이 같습니다. 보조금으로 키운 시장을 이제 보조금 없이 굴러가게 만드는 것, 그것이 중국과 일본이 동시에 내린 결론입니다.
③ 도태와 집중 — 살아남는 자만이 시장을 나눈다
소비세 2%는 대형 업체에는 흡수 가능한 부담이지만, 가격전쟁으로 이윤이 깎인 중견·소형 업체에는 출구를 향한 신호입니다. 내수가 12개월 연속 하락하는 판에 세 부담까지 얹히면 업계 정리는 시간문제입니다.완성차의 사정도 같은 방향입니다. BYD와 지리는 급증하는 수출로 악화일로의 내수를 버티고 있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를 중국 시장의 “혹한의 겨울”이라 불렀습니다. 폭스바겐의 중국 합작법인은 올해 9월까지 1억 1,300만 유로의 적자로 돌아섰고, 그룹은 310억 유로 규모의 비용 절감과 모델 단순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막다른 내수를 등지고 나온 중국차의 수출 공세는 곧바로 유럽 지도를 다시 그립니다. 9월 유럽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12.7%로 일본 브랜드의 11.9%를 사상 처음 제쳤습니다. 전동화 차종 확대와 중국 내수 부진이 이 이동을 밀고 있는 것입니다.한국 완성차의 3분기 실적도 이 지형 위에서 읽어야 합니다.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5.5% 늘어 컨센서스를 넘겼지만 매출은 줄었고, 마진·판매·투자 목표를 모두 하향했습니다. 로이터가 짚은 이유는 중국 전기차 경쟁과 저가 전기차 라인업의 부재, 수요 약화입니다. 호실적에도 목표를 깎아야 했다는 것은, 시장이 회사가 컨트롤할 수 없는 방향으로 기울었다는 뜻입니다.
④ 배터리의 다음 수요 — 전기차를 넘어 데이터센터로
세금을 걷는 정부와 달리 배터리 수요 자체는 오히려 넓어지고 있습니다. 파나소닉 에너지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556억 엔, 약 3억 5,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2억 엔과는 비교가 안 되는 폭증입니다. 자동차용 전지와 함께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실적을 끌었습니다. 파나소닉은 이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을 1,710억 엔에서 1,980억 엔으로 16% 상향했습니다.CATL 역시 2030년에는 매출의 절반을 에너지저장장치에서 만들겠다는 목표를 공개했습니다. 지금은 약 4분의 1 수준입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배터리 산업의 성장엔진이 자동차 바퀴에서 서버 랙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는 11년 된 육성 세금을 걷고, 시장은 전기차를 넘어 데이터센터로 확장한다. 배터리 산업은 지원의 종말과 수요의 확장을 동시에 맞은 첫 해가 되고 있다.
⑤ 한국에 남는 것 — 배터리 3사의 기회와 시험
먼저 기회입니다. 중국 셀의 수출 원가를 낮춰 왔던 부가가치세 반환은 2027년 1월 완전히 사라지고, 중국 내수용 배터리에는 소비세가 다시 붙습니다. 가격 할인의 총탄이 걷히는 만큼 글로벌 셀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 마주할 상대 경쟁 환경은 개선됩니다. 중국의 증설 동결로 이미 시작된 셀 가격 반등에 세제가 두 번째 추진 역할로 얹히는 셈입니다.그러나 시험도 함께 옵니다. 중국은 나트륨이온과 전고체, 연료전지에는 2028년 말까지 소비세를 면제해 주었습니다. 정부가 세목으로 지정한 차세대 방향에 중국 업계의 연구개발 자금과 인력이 집중된다는 뜻입니다. 삼성SDI가 2027년 전고체 양산을 목표로 삼고 있는 지금, 중국 업계는 세제 후원을 등에 업고 같은 관문을 향해 달려옵니다. 반고체 불인정 해석은 전고체라는 이름의 진위를 가리는 기술 표준 경쟁이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줍니다.
완성차와 소비자에게 남는 지문은 또 다릅니다. 중국 완성차는 내수 부진과 세 부담에도 수출 공세를 멈추지 않습니다. 유럽에서 12.7%를 찍은 중국차의 다음 무대가 유럽 내 현지 생산이든 한국 시장이든, 현대차·기아가 방어할 판은 넓어집니다.소비자 입장에서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가격 상승 압력과 각국 보조금 축소가 만나는 국면에서, 전기차 구매 타이밍을 세금 일정과 맞춰 볼 필요가 생겼습니다. 한국도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매년 다듬어지는 만큼, 세계 흐름의 방향은 같습니다.
참고문헌
- Nikkei Asia — China ends tax break on lithium-ion EV batteries after 11 years (2026. 10. 1.)
- China Ministry of Finance, General Administration of Customs & State Taxation Administration — Announcement No. 20 of 2026 on Adjusting Battery Consumption Tax Policies (2026. 7.)
- Xinhua — Explainer: Why China adjusted its battery consumption tax policy and what it means (2026. 7. 17.)
- Reuters — China to scrap export tax rebates for photovoltaic and battery products (2026. 1. 9.)
- Caixin Global — China to Eliminate Export Tax Rebates for Solar and Batteries by 2027 (2026. 1. 10.)
- Energy-Storage.news — China restores 2% lithium-ion battery tax after 11-year exemption (2026. 9. 1.)
- Reuters — China's CATL third-quarter profit growth slowest in nearly two years as competition intensifies (2026. 10. 20.)
- Reuters — Hyundai Motor reports 5.5% rise in Q3 operating profit, beats forecasts (2026. 10. 29.)
- Bloomberg — Volkswagen Swings to Loss After Writedown; China Market Slump (2026. 10. 29.)
- Bloomberg — Chinese Carmakers Overtake Japan in Europe for First Time (2026. 10. 26.)
- Nikkei Asia — BYD, Geely lean on global growth as China market enters 'harshest winter' (2026. 10.)
- Reuters — Panasonic's Battery Unit Posts Higher Q2 Operating Profit, Lifts Forecast (2026. 10. 30.)
- Bloomberg — Lithium Plunges 25% in China on Fears Over Battery Demand Growth (2026. 9. 30.)
- Nikkei Asia — Japan's EV subsidies face uncertain future as country's 'DOGE' takes aim (202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