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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미국 법원 '알고리즘 담합' 유죄 판결, 한국 공정위도 움직인다

by 해시우드 2026.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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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월세를 정하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이 알아서 올릴 때를 결정한다.” 이 말은 2024년 미국 법무부(DOJ)가 RealPage를 상대로 낸 반독점 소송의 핵심이었습니다. 그 회사의 ‘YieldStar’ 같은 수익 관리 소프트웨어가 임대인들끼리 서로 비공개 가격 정보를 공유해 인위적인 임대료 상승을 유도했다는 혐의였습니다. 당시에는 “그게 정말 담합이냐”는 반론이 많았지만, 이제 법과 판결이 그 시비에 종지부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림: 알고리즘 담합 법원이 경고했다 — — 캘리포니아 AB 325, RealPage 소송, 한국 공정위의 다음 수

그림: 알고리즘 담합 법원이 경고했다 — — 캘리포니아 AB 325, RealPage 소송, 한국 공정위의 다음 수

2026년 1월 1일 캘리포니아에서는 AB 325(공동 가격 설정 알고리즘 금지법)이 발효됐고, 7월에는 미국 연방법원이 RealPage 측의 ‘기각 신청’을 기각해 알고리즘을 매개로 한 공유 가격 결정이 사실상 카르텔과 동일하게 취급될 수 있다는 판례 방향이 잡혔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변화가 한국의 세입자·임대인·부동산 서비스,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디지털 시장 규제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오는지 정리했습니다.

AB 325와 RealPage 소송 — ‘대화 없이도’ 담합이 성립하는 시대

캘리포니아 AB 325는 간단합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 두 기업 이상이 같은 ‘공통 가격 알고리즘’을 쓰고, 그 알고리즘에 서로의 비공개 가격·임대료·재고 정보를 ‘먹이(feed)’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위반 시 벌금뿐 아니라 집단소송과 형사상 연계 위험도 있습니다. 주지사(개빈 뉴섬)는 2025년 10월 서명할 때 “임대인들이 더 이상 ‘기계가 시켰다’는 변명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RealPage 소송은 더 직접적입니다. 미국 법무부는 이 회사가 수집한 비공개 임대료·공실률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참여 임대인들에게 상향 조정된 가이드를 뿌렸다고 주장했고, 2026년 7월 연방법원은 이 사건을 '그럴 수도 있다'며 재판을 계속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법원은 “가격을 결정하는 ‘중간자’가 인간이든 소프트웨어든, 정보가 새어 나가 경쟁이 사라졌다면 기존 반독점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AB 325: 2026.1.1 캘리포니아 시행, ‘공통 가격 알고리즘’ 금지, 벌금 + 집단소송 가능
  • RealPage 소송: 미 법무부·주 검찰 제소, ‘알고리즘을 통한 가격 조정’ 반독점 위반 주장, 2026년 7월 기각 신청 기각
  • 공통점: 단순 ‘협의’ 없이도 정보 유통 방식 자체를 담합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점
  • 반대면: Zillow 같은 공개 정보 활용은 여전히 합법. AB 325은 오로지 비공개 정보 공유를 겨냥함
“알고리즘이 가격을 올리게 만들었다”는 핑계는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법은 점점 ‘왜 같은 방향으로 갔는지’보다 ‘어떤 정보를 공유해 갔는지’를 캐묻는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왜 ‘알고리즘 담합’이 문제인가 — 전통 카르텔과 무엇이 다른가

전통적 카르텔은 회사 사장들이 밀실에서 ‘내년부터 5%씩 올리자’고 말집을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알고리즘 담합은 밀실이 없습니다. 대신 ‘같은 회사의 프로그램’이 각 임대인의 가격을 조정하면서 그 조정이 자연스럽게 ‘유사한 방향’으로 가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피해를 입주자가 입증하기 어려웠고, 임대인들은 “시장 데이터를 보는 거지, 담합이 아니다”라고 하기 쉬웠습니다.

그러나 RealPage 판단들과 AB 325는 두 가지를 명확히 합니다. 첫째, 알고리즘을 쓴다고 ‘중립 도구’가 되지는 않는다— 알고리즘이 받아들인 데이터가 비공개·유사 경쟁자 정보였는지가 핵심이다. 둘째, 직접 대화가 없어도 된다— 오히려 그 대화를 소프트웨어가 대신하기 때문에 더 은밀하고, 따라서 더 조심해서 다뤄야 할 ‘담합’일 수 있다는 것이죠.

  • 은밀성: 인간 대화 기록은 남지만, 알고리즘의 ‘내부 결정’은 감사가 어려움 → 법 집행자 측에서 조사 부담 커짐
  • 규모: 한 알고리즘이 수백~수천 개 건물에 동시에 적용될 수 있음 → 피해가 즉각적이고 거대화
  • 책임 소재: “개발사 탓인가, 임대인 탓인가”를 놓고 법정 다툼 예상 — AB 325는 ‘사용자(임대인)’도 책임을 질 수 있게 규정
  • 한국도 동일: 아직 ‘알고리즘 담합’ 전면 논의는 초기지만,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에 디지털 정보 공유를 어떻게 반영할지 관심사

한국 공정위는 무엇을 노리고 있는가 — 2026년 규제 방향

한국에선 아직 ‘공동 가격 알고리즘 금지’ 같은 명문법령이 나온 상태는 아닙니다. 하지만 공정위는 올해 ‘디지털 공정거래법’ 일환으로 ‘비공개 데이터 공유로 인한 경쟁 제한’을 신·공정거래법 위반 범주에 포함하는 논의를 하고 있고, 학계에서는 “미국처럼 알고리즘을 매개로 한 간접 담합을 ‘부당공동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에선 전세·월세 시장에 ‘임대 관리 플랫폼(예: 빌라나, 어바인 등)’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공정위가 향후 이들 서비스의 ‘데이터 사용 현황’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공정위가 ‘알고리즘 기반 임대료 산정’을 사실상 담합으로 처리하는 시그널을 주면, 한국 임대차보호법·공정거래법의 해석 프레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세입자라면 ‘임대료 인상 논의’가 있을 때 ‘인상 근거가 인근 공실 단지의 공개 시세인지, 아니면 같은 관리사무소 비공개 데이터를 보고 올린 것인지’를 물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공정위에 신고하려면 그 공유 경로를 특정하는 단서가 필요합니다.

세입자·임대인·법조인이 지금 알아두어야 할 점

세입자 입장에서는 “요즘 임대료가 왜 올랐는가”의 이해 프레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엔 “공실률이 낮아서”였지만, 지금 미국에서는 “같은 소프트웨어가 여러 집주인에게 동시에 ‘올리세요’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라는 의심이 가능합니다. 한국도 임대 관리 플랫폼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그 플랫폼이 어떤 알고리즘을 쓰는지 ‘투명성 공개 요구’가 임대차 협상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은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사용하는 임대 관리 플랫폼이 비공개 경쟁사 데이터를 받아들이는지 여부입니다. 받아들인다면 미국·캘리포니아 기준으로는 위험합니다. 둘째, ‘내가 가격을 결정한 게 아니라 알고리즘이 했다’는 반론은 이제 ‘알고리즘이 추천했지만 내가 최종 승인했다’는 것으로 강화될 수 있으므로, 내부 승인 절차와 그 기록(대화 기록, 이메일, 승인 서류)을 갖춰야 합니다.

⚠️ 일부 임대 관리 앱은 알고리즘 추천을 ‘자동 승인’ 디폴트로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향후 ‘최종 판단 없이 알고리즘에 위임했다’는 인상을 주어, 법적 책임 논의에서 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흐름 — 2026~2027년 전망

AB 325는 미국에서만 시작된 게 아닙니다. 미시간·오리건 등에서 유사 법안이 나오고 있고, EU도 디지털시장법·서비스법 아래 ‘알고리즘 투명성·책임성’ 논의를 재점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 ‘명문’이 없지만, 공정위가 ‘디지털 독과점 심사지침’을 재정비하면서 ‘비공개 데이터를 매개로 한 간접 가격 결정’을 부당공동행위로 확장 해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법과 기술이 동시에 바뀌는 시점입니다. “AI가 알아서 해준다”는 시대는 끝나고, ‘알고리즘이 무엇을 학습하고 어떻게 가격을 제안했는가’를 공개할 준비가 된 주체만 시장에 남게 됩니다. 임대차뿐 아니라 항공료·호텔·배달료 등 일상 가격 전반에서 ‘알고리즘 투명성’이 앞으로의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참고문헌

  1. Alston & Bird, California’s AB 325 Prohibits Shared Pricing Algorithms (Nov 5, 2025)
  2. California Landlord Laws, AB 325 in 2026 — California's Algorithmic Rent-Pricing Ban (Jan 1, 2026)
  3. Lifetime PM, AB 325 Rent Pricing Algorithm Law | CA 2026 (Apr 5, 2026)
  4. SCL LLP, California’s New Frontier in Algorithmic Pricing & Pleading Standards — AB 325 (Oct 10, 2025)
  5. WilmerHale, California Zeroes in on Common Pricing Algorithms (Nov 14, 2025)
  6. Reuters, Antitrust and AI | Practical Law The Journal (Mar 3, 2026)
  7. Reuters, Old laws, new tech: The massive litigation poised to define 2026 (Jan 5, 2026)
  8. ProPublica, Rent Going Up? One Company’s Algorithm Could Be Why — investigation cited by DOJ case summary
  9. U.S. Federal Court ruling, RealPage motion to dismiss denied — algorithmic sharing can be treated as cartel-like conduct (Jul 2026)
  10. 공정거래위원회, 디지털 공정거래 관련 심사지침 및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논의 동향(2026년 공개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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