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지혜

유통매출 7.7% 증가의 이면, 전통시장만 비어간 추석

by 해시우드 2026. 9. 25.
반응형

지난 8월 한국 유통업계가 7.7%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6개 주요 유통업체의 8월 매출을 집계해 발표한 결과로, 오프라인 매출은 5.4%, 온라인 매출은 9.3% 늘었습니다. 6개월 만에 대형마트가 플러스로 돌아선 것도 눈에 띕니다.그런데 같은 시기, 서울 청량리시장과 경기 구리전통시장의 상인들은 손님이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숫자는 성장을 말하지만 시장 골목은 공동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간극이 이번 글의 주제입니다.

그림: 유통매출 7.7% 증가의 이면 — — 전통시장만 비어간 추석

그림: 유통매출 7.7% 증가의 이면 — — 전통시장만 비어간 추석

7.7% 성장의 재료: 앞당겨진 추석과 폭염

성장의 배경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올해 추석이 지난해 10월 초와 달리 9월 말로 앞당겨지면서, 선물세트와 식품 구매가 8월로 몰린 효과가 컸습니다. 7월부터 이어진 폭염과 여름휴가 시즌이 배달·여행 수요를 끌어올린 것도 한 몫했습니다.즉, 소비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소비의 시점이 앞당겨진 것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편의점은 고객 수가 줄었는데 개당 지출이 늘어 0.8% 증가에 그쳤고, 폭염 속 이동을 꺼리는 소비자의 행동이 그대로 숫자에 반영됐습니다.

채널별 성적표: 온라인 59.7%의 시대

8월 매출 점유율은 온라인이 59.7%로 압도적이었습니다. 편의점 15.4%, 백화점 13.7%, 대형마트 9.0%, 슈퍼슈퍼마켓(SSM) 2.2%가 뒤를 이었습니다. 전체 유통 매출의 6할을 온라인이 가져갔다는 것은 이제 한국 소비의 기본 구조입니다.올해 추석선물 예약 역시 온라인 중심이었습니다. 온라인 식품 매출이 12.6% 증가했고, 배달·여행·전자상품권을 포함한 서비스·기타 부문은 16.9% 급등했습니다. 선물세트를 들고 돌아다니는 대신 문앞으로 받아두는 소비가 자리 잡은 것입니다.

  • 대형마트 +4.5% — 6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 식품 5.4%·가전·장난감 17.8% 성장
  • SSM +5.0% — 8개월 만에 반등, 농축수산 선물세트 수요 10.1% 증가
  • 백화점 +11.9% — 선물세트 선(先)판매와 명품 성장이 동반 상승
  • 편의점 +0.8% — 객단가 상승이 고객 수 감소를 상쇄
  • 온라인 식품 +12.6%, 서비스·기타(배달·여행·e쿠폰) +16.9%

정반대의 풍경: 전통시장의 열외

같은 추석 시즌, 전통시장은 초라했습니다. 청량리시장의 30대 과일·채소 상인은 "명절철만이 아니라 평일에도 오는 사람 자체가 확 줄었다"고 말했고, 떡과 전통과자를 파는 상인은 "살 사람이 3개 살 것을 2개만 산다. 사람은 와도 지갑이 잘 안 열린다"고 전했습니다.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온누리상품권 발행을 확대하고 할인·반품(리베이트) 행사를 벌였지만, 상인들은 체감이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구리전통시장상점인연합회 부회장은 "시장 내 350개 점포 중 혜택을 받은 곳은 약 10%뿐이었고, 혜택 점포는 1시간씩 줄을 섰지만 시장 전체의 활성화로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유통 통계의 7.7% 성장과 전통시장의 공동화는 같은 추석, 같은 경제 안에서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평균의 성장이 곧 모두의 성장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구조적 원인 분석: 왜 격차가 벌어지나

첫째, 가격 경쟁력의 문제입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는 같은 지출이라도 더 저렴한 채널을 선택합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은 대량 구매와 물류 효율로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전통시장의 개별 상인에게는 그 여력이 없습니다.둘째,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입니다. 온누리 반품 행사의 혜택이 농축산·수산 일부 품목에만 국한되면서, 혜택이 있는 점포와 없는 점포 사이에 양극화가 생겼습니다. 지원이 시장 전체로 확산되지 않으면 성장 통계와 체감 사이의 간극은 더 벌어집니다.셋째, 소비 행동의 변화입니다. 온라인 예약과 배달이 기본값이 된 소비자에게는 '찾아가야 하는 시장'의 매력이 약해졌습니다. 전국 전통시장 수는 2024년 1,403개에서 2025년 1,392개로 줄었고, 시장 내 상점 수는 2021년 24만 개에서 지난해 198,914개로 급감했습니다.

소비자심리 반등이 말해주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소비자심리지수(복합 소비자심리지수, CCSI)는 104.5에서 106.6으로 2.1포인트 상승하며 반등했습니다. 주가 시장 변동성이 잦아들고 반도체 중심 성장세가 이어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8월에는 물가 부담과 주가 하락으로 3개월 연속 상승 뒤 처음으로 하락했던 만큼, 되돌림 성격이 강한 수치입니다.그러나 심리 지수의 반등은 소비자가 '미래를 조금 더 낙관하게 봤다'는 신호일 뿐, 지갑을 여는 속도와는 별개입니다. 8월 소비 심리가 약화했을 때도 선물 수요는 존재했고, 그 수요는 결국 가장 저렴하고 편한 채널로 흘러갔습니다. 심리가 회복돼도 소비의 방향은 가격과 편의가 결정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월 경제동향에서 지적했듯, 산업생산·소매·설비투자의 개선이 확인되는 시점과 가계가 체감하는 체감경기 사이에는 항상 시차가 존재합니다. 이 시차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지원 정책의 도달 범위입니다. 시장 바깥에서 통계가 회복하는 동안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곳은 회복에서 배제되기 쉽습니다.

시사점: 우리 가계와 소비자를 위한 실용적 해석

이 흐름을 소비자 관점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추석 선물 예약이 온라인으로 쏠리는 만큼, 시즌 초반 가격 비교를 생활화하는 것이 같은 예산으로 더 나은 선택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백화점의 11.9% 성장이 보여주듯 명품과 선물세트의 명확한 소비 양극화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 선물 수요는 시즌 3~4주 전 예약이 최저가 구매 타이밍 — 올해 통계도 8월 예약 효과가 그대로 반영
  • 전통시장 살리기 지원(온누리 반품)은 품목·점포 한정 — 혜택 대상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실속
  • 고물가 시기에는 같은 장바구니라도 채널 선택이 지출 차이를 결정 — 대형마트 vs 온라인 비교 필수
  • 소비자심리 106.6 반등은 유동성 흐름의 신호 — 심리와 실제 지출은 별개로 관리해야

결국 8월의 7.7%은 성장이 아니라 이동에 가깝습니다. 추석이 앞당겨지며 소비가 8월로 옮겨왔고, 그 소비는 온라인과 대형 채널로 집중됐습니다. 통계의 평균이 성장을 말할 때, 그 아래에서 공동화되는 곳이 어디인지를 읽는 것이 앞으로의 소비와 정책 모두에 필요한 시선입니다.다가오는 연말 시즌에도 같은 구조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온라인 집중, 채널 양극화, 그리고 소비 시점의 앞당김 — 이 세 가지 흐름을 알고 소비하는 것과 모르고 소비하는 것은 같은 예산으로도 결과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참고문헌

  1. Seoul Economic Daily — Korea Retail Sales Rise 7.7% in August on Early Chuseok Demand (2026. 9. 23)
  2. SBS News — Early Chuseok Boosts August Retail Sales by 7.7%... Hypermarkets Bounce Back in 6 Months (2026. 9. 23)
  3. Seoul Economic Daily — Chuseok Rush Fades at Korea's Traditional Markets as Prices Bite (2026. 9. 23)
  4. Chosun Biz — Korea consumer confidence rises on market calm and chip-led growth (2026. 9. 23)
  5. Korea Development Institute — Economic Bulletin, September 2026 (2026. 8. 31)
  6. The Korea Times — Higher prices, falling stocks dent consumer sentiment (2026. 8. 25)
  7. Yonhap News — Consumer sentiment rises for 3rd month in July on strong exports (2026. 7. 27)
  8. Seoulz — Korea Chuseok Gift Sets: The Can That Beats the Cow (2026. 9. 1)
  9. Seoul Economic Daily — Koreans Send Parents 213,000 Won for Chuseok, Up 38% in Four Years (2026. 9. 24)
반응형